두드리고 또 뚜드리고,
천 번의 두드림으로 완성되는 명품이 있다고 합니다.
긴긴 역사를 간직한 방짜 유기!
그 산실이 가까운 함양에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쉼 없이 두드리고 끝없이 매만져야 되는 까다로운 방짜!
천 번의 두드림 끝에 드러나는 그 아름다움!
지금 함께 확인해보시죠:)
예로부터 방짜 유기로 유명했다는 함양군 서하면.
이곳에서 3대 째 대를 이어 방짜 징을 만들어오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먼저, 방짜유기와 그냥 놋 제품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유기는 방짜유기, 반방짜유기, 주물유기 이렇게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주물 유기는 흙 틀로 모양을 만들어서 쇳물을 부어 형태를 만드는 것이고
방짜 유기는 두드려서 형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1,200도가 넘는 고온에서 달궈낸 쇠.
이것을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것이 방짜 유기가 탄생되는 첫걸음인데요.
바데기를 수천 번 때려서 징을 만들고 놋대야를 만들고 하는 거랍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뜨겁기 그지없는 작업장!
그 앞에서 거침없이 쇠를 달궈낸 뒤,
기다리고 있던 장인과 기술자들이 한마음으로 쇠를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대정과
쇠를 두드리는 매질꾼, 불매꾼, 가질대정까지
모두 여섯 명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질 좋은 방짜 징이 완성된다고 합니다.
너비가 20cm 되는 것을 80, 90cm 징으로 만들려면 그만큼 넓혀야 되니까
천 번 정도는 두드려야 한다네요~
단단하기 그지없는 쇠를 사람의 힘으로 펴고 늘리고,
보기에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정 같았는데요.
그 고단한 과정 속에서 만난 젊은 얼굴!
이들은 바로 방짜 유기장의 두 아들이었습니다^^
불과 매질을 쉼 없이 오가는 사이,
어느새 징의 형태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쇠를 두드리던 매질 소리도 조금씩 다르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여섯 명의 장정이 달려들어 사흘을 쏟아부어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징의 개수는 단 두 개!
뜨거운 작업 환경에 계속해서 쇠를 두드려야 하는 일까지,
고단한 일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징의 형태가 드러난 뒤부터는 진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과정!
세숫대야에 혼을 불어넣으면 징이 된다고 할 만큼
유기장의 손기술에 따라 징의 완성도도 크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점식 유기장은 이렇게 징을 만들 때마다 옛 기억이 자꾸만 되살아난다고 합니다.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징과 유기 만드는 곳이 함양군에만 16군데가 됐답니다.
하지만 기계화가 되는 바람에 다들 문을 닫게 됐다는데요.
결국 70년대 초반 이후에는 전부 다 없어졌다고 합니다.
너비 20cm의 자그마했던 쇠붙이는 유기장의 손길을 거쳐
점차 우리가 아는 징의 형태로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는데요.
그 많았던 유기 공방은 모두 되살릴 순 없겠지만
이렇게 한 곳이라도 함양 징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으로 느껴집니다.
작은 쇠붙이가 커다란 징이 되고,
그 안에 마음을 울리는 소리가 담기기까지.
수천 번의 힘든 매질과 굵은 땀방울을 감수하고
기꺼이 우리 것을 택한 이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종갓집에서 쓰는 놋그릇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하나하나 두드려 패는 과정이 들어가는데요.
그 옛날 종갓집에서 놋그릇을 가보처럼 느꼈던 이유도 이해가 갑니다.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적고,
또 워낙에 힘든 일이다 보니까 전수받으려는 사람도 적다고 합니다.
옛날에 비해서 방짜 유기가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건 맞지만,
방짜 유기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함양 방짜 유기는 우리나라에만 남아있는 고유의 기술인 만큼,
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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