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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방송 CH8/우리말 바로쓰기

우리말 바로 쓰기 34회

 

 똑 같은 장면을 찍은 사진이라도 흑백인지 컬러인지에 따라 분위기가 참 많이 다르잖아요. 똑 같은 단어 하나를 보면서도 마찬가지죠? 사랑이란 두 글자에 누군가는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내고, 누군가는 빌어먹을 사랑이라 떠올립니다. 우리말 바로 쓰기를 통해 여러분은 좋은 의미의 말들을 많이 떠올리셨으면 좋겠습니다.

 

 

 

 

 몇 날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내느라 터울거리며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요. 두드러지게 해야 하는 일도 없는데 이것저것 챙기고 해야 할 일은 왜 그리 많은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하루, 이틀이 지난 뒤 돌아보면 눈에 띄게 한 일은 없는 그런 거 말입니다.

[터울거리다]는 '어떤 일을 이루려고 몹시 애를 쓰다'라는 뜻을 가진 순 우리말 표현인데요. 터울거리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도 보람된 일이지만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생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이렇게 터울거리며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고되다라는 생각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데요. '일을 해 나가기가 힘들고 고되다'라는 뜻을 가진 순 우리말 표현으로 [각다분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당장은 각다분하더라도 일이 다 끝나 좋은 결실을 맺게 되면 고생한 보람이 있지 않을까요?

 

예문 더하기)

1. 우선 당장은 각다분하겠지만 일을 당한 마당에는 역시 고향이 나을 터이었다. (출처: 채만식, 민족의 죄인)

 

 

 또 이렇게 각다분할 때, 위로가 되는 건 역시 가족과 가까운 친구뿐일텐데요. 옛날 선비들은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합니다. 그만큼 친구는 우리 인생에 있어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 싶은데요. 옛날에는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가까운 친구를 [몸알리]라고 했습니다. 요즘은 [절친]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죠? 하지만 [절친]이라는 말보다는 순 우리말 표현인 [몸알리]라는 말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여러분 곁에도 [몸알리]가 있으신가요?

 

 

 

 

 

 

 도로에 나가 보면 길 가장자리 쪽으로 파란색 줄이 그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버스만 다닐 수 있다는 것을 표시해 놓은 '버스전용차선'인데요. 하지만 가끔 '버스전용차선이 조금 더 빨라서, 일반 자동차도 버스전용차선을 달린다.'고 말하는 것을 듣곤 합니다.

'자동차가 버스전용차선을 달린다?' 맞는 말일까요? 이는 틀린 말입니다. [차선]은 '자동차 도로에 주행 방향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 놓은 선'을 말 합니다. 여기선 '사람이 다니는 길과 구분해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의미하는 [차로]라는 말을 써야 하기 때문에 버스만 다닐 수 있는 길은 '버스전용차로'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자동차가 버스전용차로를 달린다!'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인데요. [차선]과 [차로], 두 표현이 의미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제대로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키

 

 

 

* 글 : 김을지 아나운서 / 예문 : 네이버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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