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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방송 CH8/우리말 바로쓰기

우리말 바로 쓰기 32회

 

가정의 달인 5월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우리에게 얼마나 가정이 소중한 것인지 생각하고, 그 동안 소홀했던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애정 표현을 아낌없이 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봄비가 지나가면 날씨도 참 화창하고 좋으니까요, 나들이 계획 세우면서 가족들과 사랑 듬뿍 나누는 시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값나가는 물건을 구입하거나 큰돈을 들일 일이 있을 때 [할부]를 사용해 결재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요. 그런데 이 [할부]라는 말은 [할증] 따위의 말처럼 일본식 한자표기를 빌려다 쓴 것입니다.

옛날에도 '물건 값을 여러 번 나누어 셈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를 [드림셈]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드림셈]을 몇 번으로 나누어 치르기로 흥정하는 일을 [드림흥정]이라고도 했습니다. 언제부턴가 [드림셈]이 [할부]라는 말로 바뀌고 말았지만 이제라도 순 우리말 표현인 [드림셈]을 사용하는 게 좋겠죠?!

 

 

 

사람이 살아가면서 행복해 자기 위한 요소 중에 하나로, 좋은 사람과의 원만한 관계를 꼽을 수 있는데요. 저도 가끔 대인관계를 잘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이런 능력을 표현하는 순 우리말에 [너울가지]라는 말이 있는데요. '남과 잘 사귀는 솜씨'라는 뜻으로 비슷한 말로는 [붙임성]이나 [포용성]이 있습니다. "너는 참 너울가지가 좋다!"처럼 사용할 수 있겠죠?

 

이런 [너울가지]가 있는 사람들의 주변에는 또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힘을 모아 일을 하면 좋은 성과를 내게 될 겁니다.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일하다.'라는 뜻을 가진 순 우리말에 [울력하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우리 함께 울력해서 순 우리말 표현을 널리 널리 퍼뜨리면 좋겠죠?

 

 

예문 더하기)

1. 김오봉이 자기 집에 드는 손님한테는 살갑기가 무작스러운 대로 너울가지가 있어 그게 미더워 그런지 다른 술집보다 술손이 더 꾀어 셈속이 꽤 쑬쑬했다. (출처: 송기숙, 녹두 장군)

2. 사내는 너울가지 있게 다독이는 소리로 달랬다. (출처: 송기숙, 녹두 장군)

3. 마을 사람들이 울력하여 모내기를 마쳤다.

4. 울력다짐으로 하는 바람에 능률이 올랐다.

5. 저기 저 농로도 지난여름에야 동네 사람들이 울력을 해서 낸 거란다. (출처: 서정인, 벌판)

 

 

 

 

 

 

누군가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더 높이 평가해 칭찬해 줄 때, 그보다 기분 좋은 일이 없는데요. 칭찬해 줄 때 쓰는 [추켜세우다][치켜세우다]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요? 바로 [치켜세우다]가 맞는 말입니다.

[추켜세우다]는 '위로 치올리어 세우다'라는 뜻으로 '눈썹을 추켜세우다, 몸을 추켜세우다' 처럼 씁니다. [치켜세우다]는 '옷깃이나 눈썹 따위를 위쪽으로 올리다.'와 '정도 이상으로 크게 칭찬하다.'라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요. 비슷한 뜻으로는 [추어올리다]가 있습니다. 따라서 '칭찬하다'라는 의미로 사용할 때는 [추켜세우다]는 틀리고 '위로 올리거나, 크게 칭찬 한다'는 두 가지 뜻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켜세우다]와 [추어올리다]가 맞습니다.

 

 

예문 더하기)

1. 재섭이 얼른 몸을 추켜세우고는 딱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출처: 이영치, 흐린 날 황야에서)

2. 형은 쌍미를 추켜세우며 화를 냈다.

3. 바람이 차가워지자 사람들은 모두 옷깃을 치켜세우고 있었다.

4. 어른에게 눈초리를 치켜세우고 대들다니 버릇이 없구나.

5. 한때는 사람들이 그를 영웅으로 치켜세운 적도 있었다.

6. 바지를 추어올리다.

7. 그 애는 조금만 추어올리면 기고만장해진다.

8. 그를 옆에서 자꾸 추어올리니 그도 공연히 우쭐대는 마음이 들었다.

9. 나는 무의식중에 어깨를 으쓱 추어올렸다. (출처: 전상국, 하늘 아래 그 자리)

 

 

 

 

 

* 글 : 김을지 아나운서 / 예문 : 네이버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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